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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책] 어린이날의 소소한 각성 - 괜찮은 어른이 되고 있는 날 (feat. 띵시리즈 해장 음식, 미깡)

by yooffy1 202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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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먹는 것에 관해
셀프신뢰가 상당히 약하다.

전적인 예로 집에 우유와 과자, 술을
절대 사다 놓지 않는 것이다.


꼭 먹고싶으면 적당히 사서
혼자! 밖에서 먹고 들어온다.


내가 산거 나혼자 다 먹으면서
그 순간의 환희를 오롯이 즐기고싶기 때문인데

근처 사는 친구도 없어서 누구 부를래도
갑자기 올라온 식욕에 응해줄 이도 없다
^^;




우유는 입터짐 음식이라
1리터를 앉은 자리에서 다 마셔버리지 않으면
줄에 묶인 개처럼 냉장고 주변을 서성거린다.

냉장고에 술을 쟁이면 퇴근이 기쁘지만
그 다음날 출근이 산뜻하지 않게된다.

과자는 뭐..
단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자가 얼마나될까?
그런 사람은 일단 내 친구는 아닐거다.




그런 내가 밖에서 음주 후 귀가할 때
준비하는 해장음식이 있다.

울림소리로 라임도 좋지
네 캔 만원.

꼭 편의점에 들러서 수입맥주를 사는 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제는 5/5 빨간날이라
낼 출근하지 않는다는 기쁨에 휩싸여

술이 쎄지도 않으면서 네 캔을
홀짝홀짝 모조리 마셔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아 골이 울린다.

일어나자마자 물한통을 원샷했다.




회개하며 샐러드로
아침겸 점심겸 점저 상을 차린다.



하루 한끼 이상 채소를 먹으려는 노력을
세달째 지속중인데

차리고 보니 내일은 샐러드를
스킵해도 될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풀맛은 거기서 거기, 고만고만한데
계란과 견과류가 맛있어보이게 위장해준다.

올리브오일까지 뿌리니 반질한 것이
제법 그럴싸한 요리같이 보이게 한다.



하지만 그 뿐이다.
풀 맛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어젯밤 양질의 물대신
알콜을 넣어준 것에 대한 미안함,

한껏 부어오른 눈두덩을 밀어올릴 때
뻐근하게 느껴지는 죄책감,

달콤한 평일 휴무일을
숙취 해소를 위한 잠으로 소모했다는 박탈감




그 모든게 풀에 얹어진 토핑인 것이다.

샐러드의 생명은 추가토핑인데
피칸, 호두같은 선의의 위장토핑 맛을 덜어내는
과거의 내 행적들...




저 불편함을 인정하고
꾸역꾸역 풀을 삼키는 행위가
31살 어린이 날을 맞이하는 첫 식사였다면,

하루 내 삶에 터지는 이벤트*를

*빡침을 이렇게도 일컬을 수 있지 않을까.
이또한 지나가겠지라는 말도 있으니까


의연*하지만 열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세태에 찌들어 냉소를 품고 작은것엔 정말 조금만 기뻐하게된
*** 억울함을 참지못하는 막대한 분노를 열정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꽤 쿨한 어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있는 날"을 맞이한 것이다.

(본래 어른은 '얼운'이 변한것인데
'얼운'은 '얼우다'라는 동사 어간 '얼우'에
접미사 ㄴ이 결합됬다고 한다.

얼우다는 남녀가 짝을 이루는 행위를 뜻한다......
그렇지만 나는 짝이 없기에....
어른이 아닌 것이다 ㅠㅠㅠㅠㅠㅠ

나무위키가 알려줬다.)
#나무위키 #어른




식이섬유 되새김질을 하며
#미깡 의 #해장음식 을 읽어본다.

초입부터 띵언이 띵한 머리를 때린다.


"
술꾼들이 등장하는 만화에서
주인공의 입을 통해 이렇게 밝힌 바 있다.

"해장? 다 필요 없고 딱 세가지 뿐이야.
잠! 물! 똥!"
"


세상에나, 잠은 푸지게 잣고
물도 목구멍이 허락하는 한까지 마셨다.

다음 목표를 향해 출발해야겠다.
가자 화장실로.



이렇게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내 모습 또한,
괜찮은 어른이 되고있다는 신호 아닐까^^



신호가 온다. 왔다왔다.



#소소한독서기록



나라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샐러드



내일 먹을 샐러드엔
잔잔하지만 맛좋은 고명이 무심하게 놓여있어서

"너 의외로 괜찮네?"

웃을랑 말랑 못참고 활짝 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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